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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굴복하지 않는 브라질과 인도 (202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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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9-02 09:40 조회1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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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굴복하지 않는 브라질과 인도


기사입력시간 : 2025/09/01 [19:20:00]

박명훈 기자

브라질과 인도가 자국에 부당한 고율 관세를 매긴 미국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 뒤 전 세계 각국에 마구잡이식으로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중에서도 브라질과 인도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한 본보기 국가라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 인도산 물품에 매긴 관세 50%가 미국에서 시행 중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수입하던 물품들의 가격이 뛰어올라 브라질, 인도의 수출에 지장을 주고 있다.

 

서구 주요 언론은 브라질과 인도가 받은 관세를 가리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처벌(punishment)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관세 부과가 미국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국가에 내린 제재라는 인식에서 나온 표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브라질과 인도는 자국이 미국과 동등한 주권국가라는 기조 아래 트럼프 정부에 맞서고 있다. 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브라질

 

7월 6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이 소속된 브릭스를 반미 집단으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브릭스 내에서 자체 통화 도입, 탈달러화 목소리를 높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행보를 제약하려고 든 것이다.

 

사흘 뒤인 7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8월 1일부터 모든 브라질 물품에 40% 관세를 더해 총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룰라 정부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내란죄를 저질렀다고 마녀사냥하고 있으며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판 과정에서 자유선거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브라질이 디지털 무역 등에서 불공정한 관행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오히려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하나로 뭉쳐 미국을 규탄하는 분위기가 거세졌다. 대미 강경 대응을 강조한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도 50%를 넘었다.

 

미국은 7월 30일 행정명령을 통해 브라질산 모든 제품에 대해 기존에 부과되던 총 50%의 관세를 확정했다. 그 결과 브라질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커피와 육류 등이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미국은 여객기 및 항공 부품, 철광석·선철, 주석, 목재펄프, 실리콘 금속, 비료, 에너지 제품(석유·석탄 등), 귀금속, 견과류, 오렌지주스 등 브라질산 물품 694건을 예외 품목으로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산 모든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하지 못한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8월 26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브라질은 브라질 국민의 것’이라고 적힌 모자를 쓴 채로 “우리는 미국에 종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 참여한 다른 장관들도 룰라 대통령과 같은 모자를 쓰며 같은 생각임을 강조했다.

 

또한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 행성의 황제인 양 행동하며 전 세계를 위협한다”라면서 “사람들이 황제를 선호했다면 제국을 끝장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한때 강력했으나 멸망해 역사에서 사라진 로마 제국의 처지에 빗대 미국을 규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라질은 50%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한 상태다. 또 미국에 같은 수준의 대미 보복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8월 초에 인도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도가 간접적으로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7일 추가 25% 관세를 더해 인도산 제품에 총 50% 관세를 부과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인도와 미국은 5차례 협상을 진행했는데, 인도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4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모디 총리가 통화 자체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미국은 브라질에 이어 인도에도 최고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미국을 향해 관세 부과가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인도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여전히 러시아로부터 우라늄·팔라듐·비료·천연가스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인도로서는 저렴한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해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에 러시아산 석유 구매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도가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갈 곳 잃은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 구매해 국제 유가를 안정시켰고 이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도 도움이 됐으며, 미국이 인도와 다르게 러시아에서 석유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중국은 제재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자 모디 총리는 “관세로 인한 압박이 커질 수 있지만 우리는 견뎌낼 것”이라며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강한 인도를 만들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것”이고 역설했다. 

 

또한 “상인들은 ‘스와데시’(인도산 제품) 표지판을 걸어 달라”라고 호소했다. 스와데시는 1900년대 초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시기, 독립운동가인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에 맞서 시작한 운동이다.

 

키르티 바르단 싱 인도 외교부장관은 “우리는 그것(미국의 관세 부과가)이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적절히 조처하고 있으며 우리 경제의 힘이 이 시대를 헤쳐 나갈 것임을 확신한다”라며 “우리의 관심사는 에너지 안보이며 우리는 혜택을 주는 어느 나라에서나 계속해서 에너지원을 구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인도산 섬유, 보석, 수산물의 대미 수출은 크게 줄어들게 됐다. 

 

다만 인도산 대미 수출품 가운데 30%가량인 의약품, 전자제품, 정제 연료 등은 관세 면제 대상이 됐다. 

 

결론

 

브라질, 인도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공개적으로 알리고 대책을 꾸준히 모색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국 정부는 국익을 중심으로 미국을 향해 계속 할 말을 해왔고 국민도 호응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브릭스 회원국인 브라질과 인도는 각각 남미와 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경제 강국이다. 양국은 8월 8일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공동 대응을 하기로 약속했으며, 다른 브릭스 회원국들에도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영국 가디언은 8월 27일 보도에서 미국이 브라질과 인도 등에 매긴 관세 부과 때문에 미국이 “(역사상) 가장 많은 자책골 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에 더 큰 손해로 돌아오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브라질과 인도는 정부가 뒷받침해 자국민의 소비를 활성화하는 내수 시장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흐름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브라질과 인도를 미국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브라질과 인도 모두 자국에 덮친 미국의 관세 부과로 어려움에 빠진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익을 앞세워 미국에 맞서는 양국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러한 브라질과 인도의 모습은 미국을 대하는 이재명 정부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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